1913년 파리 샤젤리 극장. 오케스트라가 첫 음을 내자 객석에서 야유가 터졌어요. 귀를 막는 사람,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사람, 급기야 싸움이 벌어졌어요.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은 초연 당일 폭동을 일으킨 음악이에요. 이상했던 건 그 음악 자체가 아니었어요. 너무 솔직했던 거예요.
봄의 제전은 봄을 맞이하기 위해 처녀를 제물로 바치는 고대 러시아 제의를 묘사해요. 음악은 아름답지 않아요. 오히려 거칠고, 불규칙하고, 폭력적이에요. 박자가 계속 바뀌어서 연주자도 외워야 해요. 그런데 이 불규칙함이야말로 자연의 리듬이에요. 봄은 예의 바르게 오지 않아요.
마지막 악장 희생의 춤에 주목해요. 제물이 된 처녀가 죽을 때까지 춤을 추는 장면이에요. 음악이 점점 격렬해지다 갑자기 멈춰요. 그 침묵이 이 곡의 전부예요. 가장 원초적인 것 앞에서 음악도 말을 잃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