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아름다움의 슬픔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 웨스 앤더슨 · 2014

호텔 컨시어지 구스타브 씨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정확히 중앙에 서요. 대칭적인 복도, 분홍빛 벽, 모든 것이 완벽한 자리에 있어요. 그 정확함이 아름다우면서도 왜인지 쓸쓸해요.

웨스 앤더슨 감독의 이 영화는 유럽 전쟁 전야의 호텔을 배경으로 컨시어지와 로비보이의 모험을 담아요. 영화는 극도로 대칭적이고 색이 선명하며 속도감 있게 전개돼요. 그런데 그 화려한 형식 안에는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애도가 있어요. 이미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 대한 노스탤지어, 그 세계를 기억하는 마지막 사람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이 영화의 프레이밍은 항상 완벽하게 대칭이에요. 인물은 화면 정중앙에, 배경은 좌우 균형을 이루어요. 그 완벽한 구도가 역설적으로 그 세계가 실재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줘요. 아름다운 형식이 실제로는 이미 없어진 것을 담은 그릇처럼 느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