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이 밴에 올라 창문을 내려요. 황량한 사막 바람이 들어오고, 앞에는 끝없는 도로가 펼쳐져 있어요.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가는 것이 멈추는 것보다 낫다는 표정이에요.
클로에 자오 감독의 이 영화는 경제 위기로 집을 잃은 여성 펀이 밴 생활을 하며 미국 서부를 떠도는 이야기예요. 전문 배우와 실제 노매드들이 함께 출연해요. 영화는 집이 없는 삶을 비극으로 묘사하지 않아요. 오히려 어떤 사람들에게는 떠도는 것이 자신에게 더 솔직한 삶일 수 있다고 말해요. '집'이 건물이 아닐 수 있다는 질문을 조용히 던져요.
이 영화의 빛은 황금빛이에요. 해질 무렵의 사막, 새벽의 캠프파이어, 겨울 숲의 빛이 모두 따뜻해요. 그 빛이 가난한 삶을 낭만화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그 안에서도 아름다운 순간이 있다는 걸 부정하지도 않아요.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는 시선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