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놀즈 우드콕이 드레스를 피팅하고 있어요. 그의 손이 천을 만질 때 세상에서 그것만 존재해요. 상대가 무엇을 느끼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천이 가장 아름다울 때 그는 가장 살아있어요.
P.T. 앤더슨 감독의 이 영화는 1950년대 런던의 천재 드레스 디자이너 우드콕과 그를 사랑하게 된 알마의 이야기예요. 우드콕은 완벽주의자이고, 그 완벽함을 위해 모든 것을 통제해요. 알마는 그 통제 안으로 들어가면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를 사랑하고, 그 방식이 기묘하게 두 사람을 연결해요. 사랑과 지배와 의존이 구분되지 않는 관계를 영화는 담담하게 보여줘요.
이 영화에서 천의 질감이 주인공이에요. 실크, 울, 레이스가 화면 가득 보이고, 그 천들이 빛을 어떻게 받는지가 매 장면에서 달라요. 물질에 집착하는 것이 어떻게 아름다움이 되고 동시에 관계를 가로막는지를 천이 보여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