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연 밖의 가족 · 어느 가족 · 고레에다 히로카즈 · 2018

작은 방에 가족이 모여 수박을 먹고 있어요. 선풍기 소리, 떠들썩한 웃음, 누군가의 발이 다른 사람의 무릎에 올려져 있어요. 피를 나눈 사람들이 아닌데 이 모습이 어느 가족 사진보다 다정하게 느껴져요.

히로카즈 코레에다 감독의 이 영화는 절도로 생계를 이어가는 가족처럼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예요. 피 한 방울도 섞이지 않았지만 이들은 함께 먹고, 자고, 웃어요. 영화는 가족을 규정하는 것이 혈연인지 선택인지를 질문해요. 법적 가족이 아니기에 사회 밖에 존재하지만, 그 안에서 실제 온기가 흘러요.

이 영화의 공간은 항상 좁아요. 좁은 집, 겹쳐 앉은 사람들, 공유하는 음식. 그 좁음이 불편하지 않아요. 오히려 가까운 것들이 서로를 지탱하는 방식처럼 느껴져요. 코레에다는 좁은 공간을 결핍이 아니라 밀도로 만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