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안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사람이 대화를 시작해요. 다음 역에서 헤어질 사이인데, 대화가 끝나지 않아 결국 같이 내려요. 다시 만날 일이 없을 걸 알기 때문에, 오히려 못 할 말이 없어져요.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이 영화는 부다페스트에서 빈으로 가는 기차에서 만난 두 사람, 제시와 셀린느의 하루를 따라가요. 다음 날 아침이면 각자의 길로 떠나야 하는 걸 알면서도, 둘은 빈의 거리를 밤새 걸어요. 대사와 대화만으로 채운 이 영화는 지금까지도 로맨스 영화의 기준으로 꼽혀요. 헤어짐이 정해져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두 사람을 더 솔직하게 만들어요.
이 영화에서 빈의 거리, 카페, 다리가 두 사람의 대화를 따라 흘러가요. 정해진 목적지 없이 걷다 보니 대화도 예상치 못한 곳으로 흘러요. 사랑, 죽음, 지나간 사람들 이야기까지, 낯선 사람이었기에 오히려 더 깊이 들어갈 수 있었던 이야기들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