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로 돌아온 총성 · 라 제테 · 크리스 마커 · 1962

오를리 공항의 전망대에서, 한 소년이 평생 잊지 못할 장면을 목격해요. 한 여자의 얼굴, 그리고 곧이어 쓰러지는 한 남자. 영화는 이 기억에서 시작해, 정확히 같은 자리로 돌아와 끝나요.

크리스 마커 감독의 이 영화는 3차 세계대전 이후 폐허가 된 파리를 배경으로, 기억의 힘 때문에 시간여행자로 선택된 한 남자의 이야기예요. 그를 사로잡은 건 어린 시절 오를리 공항에서 본 바로 그 장면이었어요. 과거로 보내진 그는 기억 속 여자를 실제로 만나고, 그녀를 사랑하게 돼요.

임무를 마친 그에게 미래 사람들은 평화로운 시대에 남을 자리를 내줘요. 하지만 그는 대신 과거의 그 여자에게 돌아가길 선택해요. 오를리 공항 전망대에 다시 선 순간, 그는 그녀를 향해 달려가고, 총성이 울려요. 어린 시절 그가 목격한 죽음은, 사실 미래에서 돌아온 자기 자신의 죽음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