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남긴 마지막 고백 · 8월의 크리스마스 · 허진호 · 1998

한 사진관 앞을, 다림이 다시 지나가요. 문이 닫힌 지 오래된 그 가게 진열창 안에, 낯익은 얼굴 하나가 걸려 있어요. 자기 자신의 사진이에요.

허진호 감독의 이 영화는 작은 사진관을 운영하는 정원과, 주차 단속원 다림이 서서히 가까워지는 이야기예요. 정원은 시한부 삶을 살고 있고, 그 사실을 다림에게 끝내 말하지 않아요. 다림이 사진관 문을 두드리는 날들이 늘어나지만, 정원은 점점 그녀를 피해요.

정원은 세상을 떠나기 전, 다림의 사진 한 장을 골라 진열창에 걸어둬요. 못다 한 말 대신, 사진 한 장으로 그 마음을 남긴 거예요. 시간이 지나 우연히 그 앞을 지나가던 다림은, 자기 사진을 발견하고 조용히 미소지어요. 설명 한마디 없이도, 그 사진이 모든 걸 말해줘요.